성경지식의 보물창고/구약관련 성경지식

열왕기의 왕들이 산당을 없애지 못한 이유

smile 주 2023. 11. 24. 07:15
  •   이 문제를 알려면 먼저 산당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산당이란 원래 이스라엘 사람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오기 전부터 있었던 가나안 땅에 사는 각 지역 사람들을 위한 종교 사원이었습니다. 주로 산이나 약간 높은 언덕 위에 있었기 때문에 산당이라고 불렀으나 나중에는 크고 푸른 나무 아래나 혹은 성읍 한 가운데 높은 단을 쌓고 제사를 드리는 곳도 산당이라고 불렀습니다. 이 산당은 가나안 지역에 어디서든지 볼 수 있을 정도로 많았는데, 이스라엘 사람들이 가나안 땅을 정복하기 전에 산당은 주로 바알신을 섬기는 우상숭배 사원이었던 것입니다.
  •  하지만 이스라엘 사람들이 가나안 땅을 정복하고 난 다음에 산당 중에는 여호와 하나님을 섬기는 사원으로 바뀐 곳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솔로몬왕이 즉위하고 하나님께 감사하기 위해 일천번제를 드릴 때는 아직 성전이 지어지기 전이므로 기브온에 있는 산당에 가서 제사를 들렸다고 했습니다. 기브온 산당은 크기도 가장 컸고 무엇보다 그곳에 모세 때 만든 회막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기브온 산당은 여호와를 섬기는 산당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여전히 바알이나 아세라를 섬기는 산당도 있었으며, 심지어 어떤 곳은 바알과 여호와를 함께 섬기는 산당도 있었습니다.
  • 더욱 심각한 문제는 그곳에서 행해지는 종교예식이 대단히 음란하고 음행이 저질러졌을뿐만 아니라, 여호와를 섬기는 산당이라 할지라도 바알성소처럼 금송아지 우상을 만들어 놓고 섬기는 다분히 종교혼합주의적 모습을 가진 경우도 많았던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이스라엘을 둘로 나누어 북왕국을 건설한 여로보암왕이 벧엘과 단에 금송아지를 만들어서 이것이 너희를 애굽에서 구원하신 여호와 하나님이라고 하며 앞으로 예루살렘 성전에 가지 말고 여기서 여호와께 분향하라고 했는데, 이때 벧엘과 단에 새로 만든 성전은 바로 이런 산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이처럼 산당은 원래 우상숭배 사원이었지만 이스라엘이 가나안땅을 정복하고 난 뒤에는 많은 경우 여호와를 섬기는 지방성전 역할을 하며 토착화해 갔습니다. 솔로몬 이후로 예루살렘 성전이 만들어졌지만 아무래도 예루살렘성전은 왕실 성전의 성격이 강했으며, 대부분의 평민들은 예루살렘까지 가기가 쉽지 않았고, 대개 지방성전인 가까운 산당에 가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경우가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산당에 가서 우상숭배와 바알종교에 접하게 되고 음행을 제사의식으로 행하고 있으니 선지자들의 공격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 하지만 민간신앙에 뿌리 깊이 내린 산당중심의 이스라엘의 토착신앙은 중앙에서 아무리 없애려고 해도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으며, 설혹 이를 모두 없앤다고 하더라도 지방 산당에서 일하던 엄청나게 많은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을 예루살렘에 있는 단 하나의 중앙 성전에서 모두 책임을 질 수 없었던 것입니다. 결국 왕권이 잘 미치는 예루살렘은 모두 솔로몬의 성전 중심으로 제사를 드렸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지방은 모두 산당에서 제사를 드렸습니다.
  • 왕권으로 모든 산당을 없애버리면 간단할 것 같지만, 지방성전인 산당의 편리성과 토착화된 신앙의 중심지였다는 것과 그곳에서 일하는 제사장과 레위인들의 뒤처리의 어려움 그리고 무엇보다 지방산당 중심으로 세력을 형성한 지방 유지들과 토착민들의 반발 등으로 해서 쉽사리 없애지 못하였습니다.
  • 그러나 여호와 신앙이 투철한 왕들은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나라 전체의 영적 혼란을 막고 여호와 중심의 올바른 신앙을 세우기 위해 산당을 없애는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히스기야 왕과 요시야 왕입니다.

        히스기야 왕은 즉위하고 즉시 많은 산당을 제거하고 산당에 설치된 수많은 우상들을 파괴하였습니다. 그러나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하였던 것 같고 주로 바알과 아세라를 섬기는 이방종교의 산당을 제거하거나 우상을 파괴함으로 산당            을 정화하였다고 보입니다. 보다 철저한 산당제거 작업은 요시야왕에 의해 이루졌습니다.


        요시야 왕은 이스라엘 나라가 망하기 직전에 다스린 실질적인 마지막 왕이나 다름없습니다. 요시야왕은 성전에 발견          된 율법책을 근거로하여 철저한 개혁작업을 단행하였는데, 신명기 말씀대로 오직 한 곳 예루살렘 성전 이외에 어떤            지방성소도 인정하지 않고 모두 제거하였습니다. 철저한 우상파괴가 이루어졌고, 산당에서 섬기는 제사장 중에 이방          종교의 제사장들은 모두 죽였으며, 여호와를 섬기는 제사장들은 나라에서 생계를 보장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요시야왕이 므깃도에서 애굽과 전투에서 패하면서 전사하여 이 개혁도 완성되지 못한채 끝나고 말았으며, 그          이후 반발세력에 의하여 파괴된 산당들이 복구되는 일이 생기기도 하여 결국은 실패한 개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나안 땅을 주시면서 가나안땅에 행하던 모든 족속과 우상과 풍습과 성소들을 철저히 제거하라고 명령하셨지만, 이를 철저히 이행하지 못한 결과로 산당은 계속 이스라엘 가운데 존재하며 유혹거리가 되었으며, 결국은 하나님의 진노하심을 받아 이스라엘 나라가 멸망을 당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산당을 없애지 못한 이스라엘의 불순종과 안이한 신앙태도도 문제이지만, 어떤 어려움과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순수하고 온전한 믿음을 지키겠다는 헌신이 없는 것이 이스라엘 사람들의 문제였습니다. 아니 이것은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신앙적의 숙제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