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 한 주간의 말씀 요약
ㅇ 톨레도트(족보)에 담긴 구원의 역사
네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아 길을 찾아갈 때 출발하기 전 전체 노선을 확인하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얻습니다. 한 개인의 인생을 이해할 때도 한 순간만 단편적으로 보기 보다는 그 사람의 인생 배경을 먼저 이해하면 더 넓은 이해의 폭을 갖게 됩니다. 성경을 이해할 때도 나무보다는 숲을 먼저 보는 것이 좋습니다. 구체적으로 창세기를 볼 때 숲을 먼저 보는 방법은 '톨레도트'라고 하는 성경의 '족보'를 보는 것입니다. 창세기는 그 출발과 흐름이 족보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족보'가 등장하면 한 세대가 매듭을 짓고 새로운 세대가 시작됨을 알려 줍니다. 창세기에는 총 11개의 족보가 나옵니다. 이는 단순히 인물을 기록한 것이 아닌 '하나님의 구속사'를 위한 기록입니다. 족보의 이름 하나하나가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이해하는데 있어 중요합니다.
ㅇ 우리의 불완전함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은혜
본문에는 아브라함의 아버지 데라의 족보가 등장합니다. 이 족보는 창세기에 등장하는 11개의 족보 중 6번째에 해당합니다. 아브라함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 앞부분에 5개의 족보가 뒷부분에 5개의 족보가 등장하는데, 데라의 족보가 정중앙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러한 위치 배열은 창세기 기록 중 아브라함의 이야기가 가장 중심이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데라의 족보 앞부분은 창세기 1-11장'의 내용으로서, 네 가지 중요한 사건(창조, 타락, 홍수, 바벨탑)을 다릅니다. 데라의 족보 뒷부분은 창세기 12-50장'의 내용으로서, 네 명의 중요한 인물(아브라함, 이삭, 야곱, 요셉)의 인생을 다릅니다. 데라의 족보를 전환점으로 새로운 시대가 열렸음을 성경은 말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데라의 족보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족보라는 것입니다. 이전 족보에는 남성들의 이름만 기록되어 있는데, 데라의 족보에는 여성들의 이름, 조카의 이름(롯), 심지어는 별로 중요하지 않게 느껴지는 인물(이스가)까지 들어가 있습니다. 또한, 이전의 모든 족보는 완전수인 10 혹은 70명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데라의 족보는 여인과 조카까지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수가 '8명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는 데라의 족보가 불완전한 족보임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불완전한 족보에 '아브람의 이름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메시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복이 될 사람' 아브라함은 완전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부족한 족보에 이름이 올라간 부족한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완전하신 하나님이 그를 선택하셨기 때문에 복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불완전한 우리를 선택하셔서, 완전하신 하나님의 일을 이루십니다. 그러므로 데라의 불안한 족보가 우리에게 새로운 소망을 갖게 합니다. 우리 또한 이 땅을 살아가면서 다양한 불안을 안고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우리 인생을 붙잡고 계시기에, 우리 역시 복이 될 줄 믿습니다.
1. 영적인 불안
데라 가문의 첫 번째 불안은 영적인 불안입니다. "여호수아가 모든 백성에게 이르되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옛적에 너희의 조상들 곧 아브라함의 아버지, 나홀의 아버지 데라가 강 저쪽에 거주하여 다른 신들을 섬겼으나." (수24:2) 데라는 아담의 19대손이자 노아의 9대손으로, 믿음의 명문 가문에 속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어느 순간 우상을 만드는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뿌리는 하나님께 두고 있는데, 인생의 줄기는 우상을 향하고 있으니 그의 인생이 평안했을 리가 없습니다. 데라의 이러한 모습을 그의 손자 롯이 똑같이 닮았습니다. '이란 이름은 자체가 '숨겨진 자' '애매한 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롯은 아브라함과 함께 믿음의 길을 떠났지만, 결국 죄인들이 가는 방향인 동쪽으로 이동하여 소돔 땅에 들어가는, 영적으로 애매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이처럼 롯이 하나님과 세상 사이에서 애매한 인생을 살았던 것처럼 데라 또한 하나님과 세상 사이에서 외줄 타기하는 것과 같은 불안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2. 죽음에 대한 불안
데라의 족보에서 특이한 점은 며느리의 이름은 기록해 놓았지만 데라의 아내에 대한 언급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학자들은 데라의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났으며, 데라는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아픔을 안고 살았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란은 그 아비 데라보다 먼저 고향 갈대아인의 우르에서 죽었더라." (창11:28) 데라의 아들 하란 또한 데라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여기서 '먼저'라는 단어는 원어로 순서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면(面)'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아버지가 지켜보는 그 앞에서 아들이 죽게 된 것입니다. 데라는 자녀를 살리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녀의 죽음을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아내와 자식을 먼저 보낸 그 고통과 죽음에 대한 불안이 데라의 가문에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3. 미래에 대한 불안
"데라는 칠십 세에 아브람과 나홀과 하란을 낳았더라." (창11:26) 데라는 아들을 낳고 소망을 담아 아브람이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아브람은 존귀한 아버지, '사래'는 '존귀한 여자'라는 뜻입니다. 존귀한 부모가 될 자녀를 향한 데라의 소망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래는 임신하지 못하므로 자식이 없었더라." (행11:30) 그런데 며느리 사래가 임신을 하지 못합니다. 여기서 '임신하지 못하므로'라는 단어(아카르)는 '뿌리를 뽑다. '제거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기능이 뽑힌 것입니다. 당시 자녀는 가문의 미래였습니다. 자녀의 숫자가 많은 것이 많은 재물보다 중요하던 시대입니다. 그런데 사래는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여인이었습니다. 가문의 미래가 뿌리째 뽑힌 상황인 것입니다. 이 세 가지 불안은 우리의 불안이기도 합니다. 하나님과 세상 사이에서 애매하게 살아가는 모습, 신앙적 갈등과 불안한 삶을 마주하여 흔들리는 모습, 육체적인 연약함으로 인해 병마와 싸우며 죽음의 두려움을 대면해야 하는 모습이 우리에게도 있습니다. 그러나 바로 이 지점에서부터 하나님의 은혜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사람의 끝이 하나님의 시작입니다. "데라가 그 아들 아브람과 하란의 아들인 그의 손자 롯과 그의 며느리 아브람의 아내 사래를 데리고 갈대아인의 우르를 떠나 가나안 땅으로 가고자 하더니 하란에 이르러 거기 거류하였으며." (창11:31) 데라의 가족 중 데라, 롯, 아브람, 사래가 믿음의 길을 떠납니다. 반면, 데라의 또 다른 자녀인 나홀은 함께 떠나지 않습니다. 인생의 불안과 결핍을 가지고 있는 그들에 비해, 나홀은 굳이 떠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약함은 하나님의 손을 붙잡게 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강함을 경험하는 축복의 통로가 됩니다. 안타깝게도 데라는 믿음의 길을 함께 출발했지만 '하란'에 정착해 버리고, 롯은 가나안 땅을 지나 소돔으로 갑니다. 그리하여 아브라함과 사래만복이 되는 은혜를 경험합니다.
ㅇ완전하신 하나님을 경험하는 삶
데라와 같이 믿음의 길 중간에 멈추거나, 롯처럼 약속의 땅을 지나치지 않고, 아브라함과
사래처럼 주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우리 인생의 불안이 사라지고, 완전하신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하는 복된 인생이 될 것입니다. 2025년 믿음의 길을 멈추지 않고 걸어가는 복된 성도님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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