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7 한 주간의 말씀 요약
https://youtu.be/EbbqyzoMaoE
ㅇ 삶의 무게와 영적 탈진
월터 랭글리의 <슬픔은 끝이 없고, 1894년>라는 그림을 보면, 한 젊은 여인이 손바닥에 얼굴을 파묻고 흐느끼고 있습니다. 그 옆에는 한 노파가 앉아 여인의 등에 위로의 손을 얹고 아무 말없이 가만히 있습니다. 여인과 노파의 구두 밑창은 벌어져 있고, 검은 광주리 안에는 누더기 옷이 담겨 있습니다. 위로를 하고 있는 노파의 얼굴 역시 삶의 모진 풍파를 다 겪은 얼굴입니다. 더 속상한 것은 이 여인들의 슬픔에 비해, 이들이 등지고 앉아 있는 바다는 너무도 평온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여인들이 누구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이들의 아픔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 역시 삶에서 슬픔을 겪어보았기 때문입니다. 삶의 무게, 영적 탈진에 눌린 경험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 같은 바울 역시 이러한 상황에 처한 적이 있습니다. 본문을 통해 함께 살펴보길 원합니다
ㅇ 하나님의 위로의 방식
바울은 지칠 대로 지친 상태로 고린도에 도착했습니다. 고린도는 바울이 복음을 전했던 곳중에서 가장 영적으로 타락하고 거친 동네였습니다. 고린도는 문화와 예술, 축제의 도시이자 항구 도시였습니다. 많은 미신과 우상이 있었고 12개에 달하는 신전이 있었습니다. 고린도를 대표하는 신전은 해발 575미터의 산 정상에 세워진 아프로디테 신전이었습니다. 이 신전에는 천여명의 사제가 있었고, 제사의 일환으로 성관계를 맺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또한 이들은 밤이 되면 도시로 내려와 매춘 행위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도시에는 성병이 많았습니다. "고린도 식으로 놀다, 무절제하게 놀다"라는 뜻을 가진 단어 '코린티아조마이(korinthiazomai)'가 당시 유행할 정도로, 고린도는 문란하고 우상숭배와 음란이 가득한 도시였습니다. 이 도시에 바울이 홀로 들어간 것입니다. 이때 바울의 심정은 다음 어떠했을까요? "내가 너희 가운데 거할 때에 약하고 두려워하고 심히 떨었노라." (고전2:3) 흔들리지 않을 것 같은 바울도 변하지 않고 더욱 악해지는 것만 같은 세상 앞에서 마음이 약해지고 두려움에 쌓이게 됩니다. 믿음으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이러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믿음으로 살아가는 나의 삶에 희망과 어떠한 변화도 없어 보일 때, 영적 탈진이 찾아옵니다. 그런데 이때가 또한 은혜의 때입니다. 아브라함, 모세, 다윗, 엘리야, 베드로와 같은 믿음의 길을 걸었던 사람들은 인생의 가장 어두운 순간에 가장 따뜻한 은혜의 빛을 경험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삶에 그 은혜의 빛을 비추길 원하십니다.
1. 만남을 통해서 위로하신다.
지금 바울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바울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부부를 찾아갑니다. 그들은 로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으로 인해 박해를 받아 고린도에 정착하여 천막 제조업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바울은 취업 면접을 위해 아굴라를 찾아갔을 뿐인데, 하나님의 인도하심 아래 복음을 위한 동역자를 만나게 됩니다. 바울이 홀로 지쳐 있을 때 하나님은 아굴라와 브리스길라를 만나게 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위로가 만남의 축복을 통해 주어지게 됩니다. "너희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나의 동역자들인 브리스가와 아굴라에게 문안하라 그들은 내 목숨을 위하여 자기들의 목까지도 내놓았나니 나뿐 아니라 이방인의 모든 교회도 그들에게 감사하느니라." (롬16:3-4) 이 만남은 지친 바울의 영혼에 생기를 불어넣는 만남이었습니다. 또한, 바울은 그렇게 만나고 싶었던 실리와 디모데와도 재회하게 됩니다. 심지어 디모데를 통해 데살로니가 성도들이 믿음으로 잘 성장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바울은 데살로니가에서 불량배들의 위협을 받고 도망친 경험이 있습니다. 그곳에서의 사역이 실패했다고 생각했는데, 바울이 떠난 이후에 그곳에 교회가 세워지고 성도들이 믿음으로 성장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실라와 디모데는 마게도냐에서 온 형제들의 후원금을 가지고 왔습니다. 바울은 마게도냐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그곳에서의 모든 사역이 실패한 것처럼 여겨졌는데, 바울이 뿌린 씨앗이 자라 선교 비용을 지원하는 후원자들이 세워졌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 삶 가운데 이런 만남을 계획하고 계십니다. 우리 인생의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실라와 디모데를 만나는 은혜를 경험하길 축복합니다.
2. 하나님의 때에 선한 일을 통해서 위로하신다.
바울은 동료들과 함께 다시 힘을 내어 복음을 전합니다. 하지만 상황은 여전히 변한 것이 없습니다. 바울이 회당에서 복음을 전하는데 사람들이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바울은 옷을 털어버리고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거처를 옮깁니다. 그가 옮긴 거처는 '디도 유스도'라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경건한 헬라인의 집이었습니다. 그런데 디도 유스도의 집은 회당 옆집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회당장을 자주 만나게 되고, 회당장 그리스보가 예수를 믿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또 회당장 그리스보가 온 집안과 더불어 주를 믿으며 수많은 고린도 사람도 듣고 믿어 세례를 받더라." (행18:8) 회당장이 믿으니 수많은 고린도 사람도 믿어 세례를 받는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회당장 그리스보가 예수를 믿어 회당장직을 내려놓자, 그의 후임으로 소스데네가 임명되었습니다. 그런데 후임 회당장 소스데네 역시 예수를 믿게 됩니다. 그리고 후임 회당장 소스데네는 바울의 선교 여행에 동행하며 선교사가 됩니다. "하나님의 뜻을 따라 그리스도 예수의 사도로 부르심을 받은 바울과 형제 소스데네는." (고전1:1) 그리고 소스데네는 바울(1대), 아볼로(2대), 실라(3대)에 이어 고린도 교회의 4대 담임목사가 됩니다. 바울은 아무런 사역의 열매가 없었던 고린도지역에서 회당장이 예수를 믿어 회심하게 되고, 하나님이 맺게 하신 사역의 열매들을 보는 놀라운 역사를 경험하게 됩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하나님의 일하심이 멈춘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의 때가 되면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게 될 것입니다. 지친 상태로 도착했던 도시 고린도, 하루라도 빨리 떠나고 싶었던 그 도시에서,바울은 2차 선교 여행 중 가장 오랜 시간 머물며 복음을 전합니다. "일 년 육 개월을 머물며 그들 가운데서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니라." (행18:11) 하나님이 바울을 온전히 회복시키셨고, 바울은 그 힘으로 맡겨진 사명을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바울은 고린도에서 세 편의 서신서(데살로니가전후서 갈라디아서, 로마서)를 기록하게 됩니다. 모소 대나무 씨앗이 땅에 떨어지면 4년간 아무것도 올라오지 않다가 5년째가 되는 해에, 하루에 약 30cm 자라게 되고, 6주 만에 15m 이상으로 자란다고 합니다. 하나님의 일하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믿음의 길을 걷다가 지치셨습니까? 이제 그만두고 싶으십니까? 바로 그 자리에서, 하나님의 위로와 다시 새롭게 하시는 손길을 경험하시기 바랍니다.
ㅇ 우리를 다시 일으키시는 하나님
서두에 말씀드렸던 월터 랭글리의 작품 <슬픔은 끝이 없고>를 보면 울고 있는 여인을 위로하는 노파의 손이 보입니다. 노파의 손은 그림의 햇살과 닿아 있습니다. 또한 그림의 배경이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등대의 불이 켜져 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우리를 그분의 따스한 손으로 위로하길 원하십니다. 또한 하나님은 우리에게 인생의 방향을 알려주십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한 만남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선한 만남이 우리 인생 가운데 펼쳐지게 될 것입니다. 이를 믿음으로 오늘을 믿음으로 살아가는 모든 성도님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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